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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생태 도시 바탕으로 평화의 문 연다... ′2019 순천평화포럼′ 개최
24일∼25일 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기조 발제 맡고, 주한 중국대사 추궈홍 등 미·중·일·러 4

  • 최초노출 2019.10.16 09.55 | 최종수정 2019-10-17 오전 8:17:12

전남도 순천시에서 10월 24일∼25일 간에 개최되는 ′2019 순천평화포럼′ 포스터
(자료제공: 순천시 기획예산실). 글: 김관옥 기자.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시(시장 허석)는 순천만 국가 정원 일원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를 주제로 ′2019 순천평화포럼′을 개최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순천평화포럼′은 단순히 남북평화, 한·중·일 평화, 전쟁과 평화 등 1차원적인 협의 개념에서 도시와 국가, 자연과 사람, 개인과 개인 간의 갈등에서 오는 마음의 치유까지 점점 확장되고 있는 현대 사회의 평화의 개념에 맞추어 이념적 평화를 넘어 생태와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평화에 대한 제시를 위해 기획됐다.

허 시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공존과 평화의 도시, 순천이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먼저 열어가겠다. ‘생태’ 의 또 다른 얼굴은 ‘평화’다. 생태계 모든 생명과의 공존을 선택해 온 순천이 가장 빨리 평화의 길목으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앞으로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먼저 열어가는 도시가 한반도의 중심, 아시아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순천의 생태와 관광, 경제 등 다양한 남북교류는 평화를 향하고 있는 순천지심(順天之心)이다”라고 강조한 것처럼 시는 평화에 대한 활동에 매진해 왔다.

시는 개발 위기에 처했다가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순천만 습지 등 우수 생태자원을 기반으로 도시 전역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했다. 결과 '세계 최초 람사르 습지 도시로 지정' 됐다. 북한과도 문덕/라선 철새 보호구 생태 협력, 동아시아 람사르 지역 센터 회원 가입, 금강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재로 생태를 통한 교류와 통일 트랙터 구매 성금 전달, 평화공원 조성 같은 다양한 민간 참여 사업을 추진해 남북 교류를 선도하고 실천적 평화 비전을 제시해 왔다. 내년도에는 동아시아 문화도시 선정 공동 선언문 체결과 정유재란 전적지 순천 왜성을 역사적 화해 장소로 상징화하기 위한 평화공원 조성 복원 사업으로 한·중·일 문화교류를 통한 동북아 평화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번 평화포럼은 국가 정원 국제 습지센터 1층 입체영상관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  (Peace For the Future Generation )’라는 주제로, 국회와 지자체 등 관련 전문가 및 일반 시민 등 200명이 참석해 국제 관련 학술토론을 하고 평화 유적지 탐방을 계획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기조 발표, 시장 주재 공식 오찬, 오후에는 주제별 학술토론, 평화편지 시상식과 전달, 순천평화 프로세스 선언 순으로 폐회식을 진행한다. 25일은 국가 정원 내 평화 정원 조성 예정지, 순천 왜성, 낙안읍성 등 평화 유적지 방문으로 순서가 이어진다. 이 코스는 내년 한·중·일 평화포럼 개최 시 정유재란 후손을 초청 방문 코스로 활용예정이다.

기조 발제를 맡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대표적인 지한파 인물이다. 2015년 서대문 형무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일본의 식민 통치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는 등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한일 관계 개선 및 동북아 평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최근 일본의 역사 왜곡 뿐만 아니라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지소미아 종료 선언 등 한일관계 악화상태에서 이번 순천방문은 의미 있는 행보로 관심을 끈다.

국외 토론자로는 지난달 19일 순천시를 방문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등 미·중·일·러 4개국 평화 석학들이 참석한다. 국내 토론자로 라종일 전 우석대 총장,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송재훈 한중경상학회장이 참여하여 전문 토론을 진행한다. 라 전 총장을 좌장으로 한 《세션 1》에서는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 주제로 미·중·일·러 4개국 석학이 참석한다. 송 한중경상학회장을 좌장으로 한 《세션 2》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를 주제로 주한 외교 대사, 조 전 국립외교원장이 토론한다.

참석 예정이었던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은 국제 환경회의로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영상 메시지로 대신하고, 이번 평화포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도 영상 메시지를 보낸다. 축사는 김영록 현 전남도지사가 맡는다.

정원박람회 때 꿈의 다리 14만 장의 그림을 모집한 것처럼, 북한 순천에 ‘보내는 평화 편지’ 평화와 관련된 글과 그림을 모집하는 사전 붐업 행사를 14일 까지 진행했다. 우수 작품은 폐막식 때 시상을 계획하고 있다. 모집한 평화 편지와 각 나라 대표가 전하는 ‘평화 메시지′를 작성해 별도 제작한 평화 우체통에 넣어 행사 종료 후 통일부를 경유해 북한 순천에 전달하게 된다. 평화 우체통은 행사 당일 포토존으로도 활용한다.

평화포럼의 민간 참여 확대와 지역 관련 단체의 사전 협조를 구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순천 평화통일을 여는 사람들’, ‘순천 YMCA’, ‘순천 6.15 합창단’ 등 6개 단체와 공유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기획 예산실 황학종 팀장은 “′통일이 된다면 하고 싶은 것은?′을 내용으로 모집한 그림, 손편지, 평화 2행시에서 서울에 오려면 공부 열심히 해라는 편지도 있었고, DMZ 철책을 가위로 자르는 그림과 남북이 한마당에 어울려 춤추는 모습을 그린 그림 등 의미 있는 글이나 그림이 많았다”고 하면서, “미리 평화를 준비하고 남북 교류가 될 때 민간 차원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순천에서 처음 개최되는 국제 평화 포럼인 만큼 다양한 온·오프라인 방법을 동원한 사전 홍보, 시 SNS를 통한 현장 중계로 행사 당일 홍보, 개최 결과 보도와 포럼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추진협의체 구성, 회원모집 등을 통해 내년 평화 포럼을 바로 홍보해 나가는 사후 홍보계획으로 나누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고 말했다. 또한 “의전에 필요한 통역, 의전차량, 숙박, 오·만찬 장소에 대한 관련 부서의 적극적인 지원과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는 순천만 국가 정원 박람회, AIPH 순천총회, 흑두루미 생태계 복원 국제심포지엄, 세계 습지 NGO 대회, 플라스틱 프리 국제 심포지엄, 아시아 습지 심포지엄 등 많은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했지만, 연례적으로 전 세계 생태환경 학자들이 순천에 모여드는 국제 학술행사가 없어 이번 평화포럼을 연례적 국제행사로 만들어 ′마이스(MICE)산업′ 인프라 구축으로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을 꿈꾸고 있다. 마이스는 회의, 포상 관광 또는 인센티브 여행, 컨벤션, 전시회의 4개 비즈니스 분야를 지칭하는데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적인 전시 산업이다.

스위스 다보스의 국제 민간회의 ′다보스포럼′도 첫해에는 400명 남짓 참여하는 조그마한 지역 포럼이었는데 지금은 세계무역기구(WTO)와 G7 정상회담에 큰 영향력을 미치며 좌지우지하는 세계 경제포럼 내지 세계 경제 올림픽으로까지 발전된 상태다. 매년 1월 말이 되면 세계 지도자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CEO 2,500명이 인구 10만의 도시 다보스에 모여들고, 포럼 나흘 동안 체류하면서 숙박, 요식, 소매유통 등으로 약 589억 원을 다보스 지역에서 소비한다고 한다. 49회를 치르면서 인구 1만 명의 도시가 현재 10만 명의 세계 휴양도시가 되었고, 도시 브랜드는 스위스를 추월하고 있다. 이것이 ′마이스산업′의 경쟁력이다.

시는 ′다보스포럼′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분석한 결과, 순천시와 매우 유사점이 많은 것을 발견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힐링을 할 수 있는 우수한 생태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시민참여를 통한 회원제 운용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점과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아젠다를 다보스가 선점했다는 것이다.

작년 ′다보스포럼′의 경우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국가 간 분쟁이 심화하고 글로벌 평화지수가 낮아질 것을 예측한 바 있다. 순천시도 생태경제 글로벌 아젠다를 선점한다면 세계포럼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보스가 1만 명의 작은 도시에서 10만 명 거주 도시로 발달하고 400여 명이 참여하는 유럽 경제포럼에서 90여 개국 3,000여 명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경제 포럼으로 발전한 것처럼, 순천시도 인구 17만 명에서 28만 명 거주 도시로 발전했다. 이런 바탕위에 한·중·일이 참여하는 동북아 평화포럼에서 국제 평화포럼 상설화로 세계적인 평화 도시로의 도약이 이 '순천평화포럼'의 추진 방향이다.

백운석 시 기획예산실장은 “이번 포럼 성공 개최를 바탕으로 2020년에는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과 연계한 한· 중·일 평화 포럼으로 확대하고, 2021년부터는 세계 정치·경제인들이 모이는 ′다보스포럼′과 같은 상설화된 국제 포럼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순천평화포럼′ 이 첫해이지만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생태를 통한 세계평화 프로세스를 만들려는 시의 노력에 많은 나라가 공감해 동참하고자 하는데 있다. 이런 각국의 움직임은 앞으로 이 평화 포럼의 품격과 지속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도 정유재란의 한·중·일 최대 격전지로,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도시인 순천시가 평화의 최종 종착역은 ‘생태계의 평화’로 생각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중심으로 향하는 평화의 문을 열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세계인이 기억할 또 하나의 명소 탄생이 예감되는 대목이다.

앞으로 세계 생태 및 평화 전문가가 모여 힐링하면서 글로벌 아젠다를 논의하는  연례 행사 개최 무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번에 순천시민이 자체 힘으로 여는 ′순천평화포럼′의 첫해 성공 개최가 중요하다. 물론 국민 관심도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보급이란 평가를 받는 전남도 '순천만'의 아름다운 생태 환경. '순천만사람들' 밴드에서 캡처. 글: 김관옥 기자.
김관옥 기자=전남지역취재본부장

편집국/지방국 김관옥 전남지역취재본부장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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