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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또 하나의 몸부림, 詩를 배운다...김례규 기자의 시 교육장 취재
5일부터 서울 강남구 강남시니어플라자 평생교육센터에서 '안종환' 시인이 강의

  • 최초노출 2019.03.09 15.05 | 최종수정 2019-03-09 오후 9:08:16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평생교육센터'에서 한국시낭송뉴스 녹음을 담당 김성환 시인이 낭송하는 모습. 김례규 기자.


[편집자 주=전국에서 활동하는 10만 시민기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거나 살아 온 사람들이다. 경험과 노하우가 많다. 하고자 하는 분야도 다방면이고 욕구도 강하다. 여느 직업기자가 감히 견줄 수도 없다. 전국시민기자회에서 활동하는 서울 노량진의 노령 초보화가 박성옥(70) 기자가 있다면, 여기 서울 송파엔 언니되는 김례규(78·여) 기자가 있다. 이들은 무슨 일에나 적극 나선다. 특히 배움에 목말라 하고 부지런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기자가 그림으로 이미 출발했다면, 김 기자는 시를 배운다. 아래 김례규 기자의 시 교육장 취재기를 소개한다]


지난 5일 오후. ‘봄 향기 고운 향이 내립니다’라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시작하는 초대 글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서울 강남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평생교육센터’를 찾았다.


이날 1시부터 3시까지 5층 나눔 실에서 20명의 회원이 안종환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안 시인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전 동양방송(TBC)에서 성우로도 활약한 이력이 있는 시인이다. 일찍이 계간 미래시학 발행인을 역임한 바도 있다. 현재는 한국 시 낭송 전문교육진흥원장으서 충남도립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다. 


이곳에서 배우는 회원의 자격은 60세 이상 어르신이면 거주지 제한이나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이날 안 교수는 “시라는 것은 감정을 재생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고 설파했다. ‘어둡다 슬프다 안타깝다 안쓰럽다’ 등의 오르고 내리고 하는 표현이 확실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국시낭송뉴스에서 녹음을 맡은 이흥우 씨는 사형을 앞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옥중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낭송해 좌중을 숙연하게 했다.


당시 여사는 참담한 심경을 누르고, “너는 비겁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것이며, 살려고 몸부림치는 인상을 남기지도 말고 우연히 목숨을 버리거라. 딴 맘 먹지 말고 죽거라.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여기에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 너를 다시 재회 하기를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엔 반드시 천부의 선량한 아들이 돼 이 세상에 나오거라”고 편지로 말씀하셨다. 이날 그 내용을 시로 낭송하니 다시금 가슴을 저미는 듯 했다.


한국시낭송뉴스의 박정숙 이사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낭송했다. 여러사람들이 나와 김명수의 ‘시골장’, 도종환의 ‘담쟁이’ 등도 낭송했다.


이날 회원 모두가 시를 쓰고 낭송을 해보겠다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모습이 벌써 시인이 다된 듯도 싶다.

취재부 김례규 취재기자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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