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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지지그룹 탐구... 문파(文派) 그들은 누구인가?
지난 5일, 여의도 의원회관 대강당에 운집한 문 대통령 지지그룹 문파 신년행사 추적기

  • 최초노출 2019.01.10 16.00 | 최종수정 2019-01-10 오후 4:57:46

 
지난 5일 오후, 여의도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문파 신년모임에서 김진표 의원(더민주)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연예인처럼 특정 정치인을 추종하거나 지지하는 단체도 있다과거 노무현을 지지하던 노사모가 시초가 아닌가 싶다. 이후 박근혜의 박사모, 호박가족, 일명 태극기부대 등과 최근엔 문파(文派)라는 조직이 있다. 회원 내부에선 정화해서 문파’, 외부 반대진영에선 문빠라고도 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5,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문파를 추적 취재했다.

 

문파하면 우선 무협지의 '중국 중원 9대문파'가 생각난다. 하지만 그 문파(門派)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추종하는 지지세력을 외부에서 비아냥거릴때 문빠라고 불렀는데 그걸 불편하게 여긴 그들 스스로 개칭해 문파(文派)로 명칭을 정비했다고 한다.

 

이날, 여의도 의원회관 대강당에는 건립이래 최대 인원이라는 1000명이 참가한 신년 문파 라이브에이드(Live Aid)/해피뉴이어 문꿀오소리 토크쇼가 있었다. 오후1시부터 4시까지 3시간에 걸친 긴행사다. 문파계통 10여개 지지그룹이 참가했다. 특이한 건 여당인 민주당 주류측에서도 대통령 지지세력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이나 행사참석을 꺼렸다는 말이 있다. 의원들의 이 행사 참석 여부가 기자들 취재대상이 되기도 했다.

 

문파는 당일 450석의 큰 강당이라 인원을 채우지 못할까봐 걱정돼서 전국에서 몰려왔다고들 한다. 그런데도 1시간 전부터 만원을 이뤄 복도까지 막혀 더러는 무대위로 올라가 앉기도 했다. 그래도 입실을 못한 사람들은 실외 공간에서 유트뷰를 시청했다. 국회 방호실 표찰 1000개가 다 소진돼 신분확인 후 그냥 통과할 정도였다.

 

지난 5일 오후, 여의도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문파 신년모임에서 회원들이 도립해 환호하고 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행사는 문파를 이끌고 있는 핵심 문꿀오소리(공격성이 좋은 벌꿀오소리에서 차용)’가 주최하고, 닥표간장 정치신세계 김반장극딜스테이션 펀치 프레임탐구생활 오소리방송, NEWBC 등등 12개 친문 팟캐스터 조직이 참여했다. 진행은 백총재와 뉴비시 권순욱 대표가 맡았다.

 

이 문파들은 상당히 극성스러워 지난 대선 당시 문 후보가 타 후보로부터 지지층을 좀 자제시켜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있다. 한겨레신문 안수찬 기자가 덤벼라 문빠라고 외치고 도전을 한 일도 유명하다. 이들도 일반 친문과 극문(극렬문파)가 있다


문파를 지도하고 이끄는 사람중에는 팟캐스트 방송 등에서 많이 활약해 지도급이 된 사람들이 있다. 권순욱 뉴비시 대표, 윤갑희 정치신세계 진행자, 김반장 극딜스테이션 진행자 펀치의 kbs피디, 프레임탐구생활의 쇼박 등을 일컫는다.

 

유명 팟캐스터로서 이해찬 지지자로 알려진 김어준은 이들을 작전세력이라고 폄하한 적도 있다. 이들이 문재인의 성공을 표방하고 극렬 친문을 자처하면서 민주당 지지층 갈라치기를 주도하는 '정치자영업자'라는 것이고, 소위 작전세력이라고 비난하는 비판의 발언을 한것이다.

 

이날 이들은 대통령을 지키자란 말을 한결같이 외쳤다. 과거 노무현이 정적으로부터의 피해를 당해 비극을 연출했다고 생각하는 터라 문통을 지키겠다는 말을 쓰는 것 같다. 그러나, 일부에는 집권중인 상황에서 벌써 그런 말을 하는 게 어색하지않느냐고 하는 의문과 반문도 있다.

 

같은 당인 민주당도 문파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알려졌다. 당차원에선 적·아구분도 어려운 딜레마라고도 전해진다. 대통령 개인에겐 정서적 우군이지만, 당과는 갈등관계를 가질 때가 상당히 있다. 지난 전당대회나 지방선거 등에서 표출되듯이 단합을 해야할 때 의견이 다를 때가 많다는 부분이다.

 

문파 또한 민주당을 못믿어워 하고 있다고 한다 .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데도 당차원 대책이 부실하고 이재명 출당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이들은 이해찬 당대표와도 상당한 간격을 두고 있다. 김어준 김용민 주진우 등 진보팟캐스터들이 친이해찬으로 알려져 있는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고, 진보진영 김어준이 이들을 비판하는데서도 분위기를 엿볼 수가 있다.


 

지난 5일 오후, 여의도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문파 신년모임에서 대선당시 수퍼문이 등장해 당시 모습으로 율동을 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이들은 이재명 이해찬 등과도 심한 갈등을 하고 있다. 이날도 성남조폭의 뒤를 캐고 있다는 등 이재명에 불만을 토로했다. 당시 김종민 의원이 참석해 민주당도 에이드(지원)해달라고 할 때도 우우하는 거부반응을 보였다. 당과 의견이 불일치한다는 반증이다. 김 의원은 재치로 잘넘겼지만 긴장감은 아슬아슬 했다. 

 

당의 입장과 달리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김진표 의원은 설 밥상머리 민심 현장용 경제이론을 설파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을 구상해 직접 짠 예산은 실제로 올해부터라고’... 올해 예산이야말로 제대로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포용적성장, 더불어잘사는 경제를 만들기 위한 모든 정책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몇 년 간 가장 큰 폭의 예산증가를 가져와서 470조 예산을 짯는데, 그중에 61% 정도를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한다. 그 속엔 16개 분야별 빅프로젝트가 있어서 속도감 있게 진행하면 상반기 끝날 때 피부로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격인 국정자문회의 의장을 맡아 정부정책 구상을 한 사람이다.

 

행사 첫머리의 진행자 백총재와 뉴비씨(대표 권순욱) 식구들의 토크쇼는 대화 주제가 올 한해 뉴비씨를 어찌 꾸려갈지하는 각오를 한마디씩 하는 자리도 있었다.

 

행사 중간중간엔 공연도 있었다. 래퍼 빅사이즈는 랩이면서 멜로디도 좋았다는 평이다. 그는 대통령이 우리를 주연으로 만들어 주실려고 하는데대통령을 주연으로, 우리가 조연이 되자고 외쳐 갈채를 받았다.

 

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 수퍼문일동이 나와 율동과 퍼포먼스를 해 과거를 회상하고 즐기는 분위기도 연출했다.

 

물론 인간이 인간을 지지하고 선호할 수도 있다.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그러나 인간이 다른 인간을 과연 얼마나 잘 알 수가 있을까. 누구든 인간은 약점이 있고 불완전하다. 그러면서도 완전을 위장하고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잘잘못이나 비밀리에 저지른 일은 오직 본인만이 안다. 그런데도 지지층들은 무조건 아니라고, 아닐거라고 떠들어 댄다.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게다. 심지어는 사법영역에까지도 영향을 미칠려고 하기도 한다. 얼마 전 이재명이 자기 지지층에게 성남 법원 앞 시위 자제를 부탁한 것도 이런 부담을 의식해서라고 읽힌다.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과도한 친근이나 몰입은 눈에 콩깍지가 쒸어 아니면 등잔 밑이 어두워 판단에 미스를 불러오고 타인에게 반감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요란한 노사모 보기 싫어 노무현 안 찍겠다던 사람도 있었고, 거칠은 박사모 보기 싫어 박근혜 싫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이는 본인들과 무관하게 지지층이 되려 후보에게 부담을 주고 피해를 입힌 케이스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거의가 다 대동소이하다. 생각도, 행동도, 먹고 입는 것도. 유무식은 조금 차이가 날 수 있겠으나, 태생적으로 허약한 인간에 대한 그것도 살아있는 인간에 대한 과도한 추종은 필경 후회가 수반 된다. 길게 가면 종국엔 실망하게 된다. 노사모든 박사모든 문파든 황사모든 홍사모든 속성은 별반 다를게 없다. 특히 정치인은 공과가 뚜렷하고 공보다 과가 더 쉽게 노출된다.

 

차라리 검증 끝난 죽은 자를 사모하면 어떨까. 태조 왕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같은 만고 현인, 충신열사에다 죠지 와싱턴, 토마스 에디슨, 마리 퀴리부인, 아이슈타인, 슈바이쳐 등등 세계사를 통해 그 인생 자체가 완벽성 높은 훌륭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지난 5일 오후, 여의도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문파 신년모임에서 래퍼 빅사이즈가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을 주연으로, 우린 잠시 조연이 되자" 외쳐  신선한 발언이란 호응을 받았다. 김영배 기자.


논설실 김영배 논설위원장 겸 상임고문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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