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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가 종친회 탐방] 경자년 설을 맞아 숭조돈목(崇祖敦睦)하는 종친회를 찾아 미풍양속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 한식집에서 열린 '광산김씨동작종친회' 회장 이·취임식 취재

  • 최초노출 2020.01.19 14.42 | 최종수정 2020-01-19 오후 5:59:56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에 위한 한 식당에서 열린 '광산김씨동작종친회' 참석자 일동. (사진 앞줄 왼쪽에서 2번째가 요즘 한창 뜨는 가수 '수니킴' 이다. 가운데 장신이 김용욱 회장, 가장 오른쪽이 김병기 국회의원(더민주, 동작갑). 김영배 기자.
 
벌써 경자 년 설 명절이 턱 앞에 닥아 왔다. 계절은 겨울의 절정이지만 설 대목을 준비하는 상인에서부터 한판 승부를 겨루는 정치 출마자까지 모두 발걸음이 총총하다. 명절은 뭐니뭐니해도 조상님 찾고 뫼시는 일이 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조상 숭모의 덕을 기리고 후손 간 돈목하는 행사가 있어 취재했다. 물론 기자도 종인의 일인이다.


지난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 소재 모 음식점에서는 이 동네 사는 한 문중 종인의 종친회 모임이 있었다. ‘광산김씨 동작종친회’ 회장 이·취임식 및 연초 정례 모임이다.


이날 서울지역은 쌀쌀한 겨울 정초 날씨임에도 30여 명이 대방동에 모였다. 수도권 일원 지역 종친회에서도 인원이 다수 참여했다. 바쁜 시즌에도 불구하고 참석율이 좋다. 대종회(중앙회) 간부도 매번 참석하고, 인근 인천 부천 의정부 포천 등 수도권 각 지역별 종친회에서도 간부가 매번 참석할 정도다.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에 위한 한 식당에서 열린 '광산김씨동작종친회' 참석자 일동이 케이크 절단식을 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이 종친회 김용인 전임 회장은 금은방 대표다. 금배지를 직접 만들어 수고한 임원에게 달아주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김영욱 후임 회장은 오랫동안 종친회 총무 등을 역임한 산 증인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신개념 운영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일일신우일신이 기대된다.


행사중 참석자를 소개하고 인사하면서 우의를 다진다. 종기(宗旗)를 전달하고 힘차게 부르는 종가(宗歌)의 음율에 자부심과 선조에 대한 숭모의 감흥이 엿보인다.


이 종친회는 대종회가 아닌 지역종친회지만, 구성된 지 30여 년 의 연원이 있는 관계로 널리 알려져 언론 조명도 받는다. 매번 분기회의 때마다 취재기자가 온다. 코리아플러스 오현정 기자, 동작의회 시사 신문사 김병수(여) 기자를 비롯해 종친회 신문사인 광산뉴스, 오마이뉴스, 한겨례:온, 국가안전신문, 세이프데이뉴스 등 여러 언론사에서 단골로 찾아 모범사례로 소개하기도 한다.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에 위한 한 식당에서 열린 '광산김씨동작종친회' 참석자 일동이 종가 제창 및 종기에 대한 예를 표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전국 268개 성씨(1960년 국세조사) 및 각 지역 씨족 모임 중에서도 이 광산김씨 종친회 모임이 높게 평가받는 분위기다. 이날 참석한 대종회 중앙청년회장 김경중 씨에 의하면 전국 각지에 지회가 구성돼 있고, 연합회 기능도 잘 발휘되고 있다. 구한 말을 거쳐 건국 후 당시 지도층이 일찍이 종친회를 구성해 <광김 청년회>, <광김 산악회>, <광김 여성회>란 이 3대 축을 중심으로 성장 발전해 왔고, 앞서가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한다.


과거 모 대문중의 종친회에서 대선출마자가 왕릉 참배 행사에 참여하러 왔는데 지역감정과 양자(養子)란 이유로 입장을 막아 비난을 초래하고, 자산이 많은 곳은 비리가 발생하는 등 종친회가 여러 말썽도 많지만, 조상의 덕을 기리고 후손이 화목하게 지내면 국가사회 안정과 발전에 순기능이 됨은 자명하다. 이에 광산김씨 종친회가 하나의 모범이 돼 돋보인다는 시중의 말이 있다.


이 종친회 행사장에서 종가를 부르고, 종기를 이양하는 모습은 종인으로서의 행복감과 자부심, 국가에 대한 충정 등이 엿보였다. 종가의 한 구절마다 가슴에 절절하다. “계림의 한 그루가 광산에 옮겨/무성한 가지마다 꽃이 피었네/긴 역사 오랜 전통 빛나는 가문/긍지와 보람으로 함께 지키어/자손만대 길이길이 이어 나가세/ 우리는 자랑스런 광김의 자손". 종훈은 숭조돈목(崇祖敦睦), 가전충효 (家傳忠孝), 예본덕행(禮本德行)으로 국민 모두가 보편적으로 지향하는 덕목이다.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에 위한 한 식당에서 열린 '광산김씨동작종친회' 에서 김용욱 신임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한편, 성씨 따지기를 좋아하는 우리나라니만큼 이 성씨도 한 번 추적해 보자.


광산김씨는 약칭 광김(光金)이라고도 불린다. 조선말 사회에서 백성 대중이 붙여준 ‘명문가(名門家)’란 존칭이자 애칭이다. 이 수식어가 붙은 가문은 당시 수백 가문 중에도 ‘연안이씨(연리)’, ‘달성서씨(달서)’와 더불어 딱 3개 가문뿐이다. 이른바 조선 3대 양반가를 말함이다. 장구한 세월 천년 넘게 풍상 이어온 거수목같은 가문이다. 본관을 창시한 관(貫)시조인 왕자공 큰형님(신라 문성왕)의 7세손이 경순왕이라 하니, 연원이 대단함을 엿볼 수가 있다.


광김은 본래 계림(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 후손이다. 신라 말기에 김흥광 왕자가 청해진대사 장보고 장군의 거사 무렵 전남도 광주 일대에 피신을 와 터전을 잡은 것에 기원한다. 행정구역상 전남도 담양군 대전면을 관향으로 한다. 행정구역 개편 전에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일대다. 대대로 문무에 걸쳐 걸출한 인걸인 석학·명장·명신을 다수 배출해 삼한갑족이란 미명(美名)을 얻음으로써 화려한 명문으로 꽃을 피웠다. 이런 점이 종가에 서린 기상에 잘 내포돼 있다.


조선조에 와서도 기호학파를 발전시켜 다수 명신을 배출해 예학 제일 가문으로 성명(成名)했다. 특히, 선비의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양관대제학(홍문관, 예문관)이라는 문형(文衡)을 무려 9명까지 배출한 유일 가문이다.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에 위한 한 식당에서 열린 '광산김씨동작종친회' 에서 이임하는 김용인 회장(오른쪽), 취임한 김용욱 회장(왼쪽)이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김영배 기자.


정파(政派)인 서인이 노론소론으로 분리 직전 종장(어른)이 사계 김장생의 아들 신독재 김집(金集)이고, 그가 ‘문묘종사’와 ‘종묘배향’을 동시에 받음으로써 영예스런 양반 중 양반이라는 국반(國班) 5개 가문(덕수이씨 이이, 여강이씨 이언적, 반남박씨 박세채, 은진송씨 송시열, 진성이씨 이황) 중 하나가 됐다.


김장생·김집 등이 예학을 정립해 해동 18현에 봉현되는 최대의 민족사 최대 영예를 누렸고, 문중 제자 송시열 등 후예가 서인의 핵심으로 정계를 지도했다. 형제 대제학, 청백리 등도 다수 배출했다. 조선시대만 문과급제자는 265, 정승 5, 대제학 7(최대 9), 청백리 4, 왕비 1인이 있다. 이 1명의 왕비가 유명한 인현왕후다.


종인이 구운몽, 사씨남정기, 청구영언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기기도 했다. 남한산성에서 인조와 더불어 항전 때 이조참판(증 영의정) 허주공 김반과 강화도에서 왕실부녀자들을 보살핀 후 자결한 그의 처 연산서씨, 분사한 아들 충정공(증 영의정) 김익겸의 충절은 역사에 우뚝 선 만고의 사표가 돼 청천에 형형하다.


당연 임진란 무등산 의병 명장 김덕령 장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충혼이 대를 이어 구한 말까지 이어져 김마리아 선생을 위시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해 소위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몇 안 되는 빛나는 가문이 됐다는 게 정설이다.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에 위한 한 식당에서 열린 '광산김씨동작종친회'에서 김용인 전임 회장이 종무 유공 임원진에게 감사장을 증정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이 광김은 인원이 많은 <양간공파>를 비롯해 <문정공파>, <문숙공파>, <낭장공파>, <사온직장공파> 등 5대 대문중이 있으나, 문정공파(고려조, 15세, 문정공, 휘 김태현)가 가장 큰집이다. 5대 문중 아래로 수백 개의 분파가 있는 대문중이다.


전통 명문씨족답게 당연 인구도 인물도 북쩍거린다. 전국 인구 서열 7위로서 약 100만에 근접한다고 한다고 알려졌다. 집성촌은 수도권 전역을 비롯해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등 전국 일원에 널리 분포돼 있다. 그러다보니 씨족 관념이 강한 이들은 문중에서 별다른 지역감정이 없기로 유명하다.


근래 유명 인물로는 작고한 김수한 추기경과 김우중 회장을 비롯해 김황식 전 총리, 김용준 전 총리지명자, 김장수 전 장관, 김용태 전 의원, 김옥선 전 의원 등이 널리 알려졌다. 현역인 김병기(더민주·동작갑), 김선동 의원도 있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 김오수 법무차관,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재직하고 있다.


특히 연예계에 진출자가 많고 발군하다. 김용림, 김용건, 김영애, 김영옥, 김갑수, 김우빈, 현빈, 김아중, 하정우, 김명민 등 배우와 일세를 풍미하던 코미디언 김병조와 김용만, 김영철, 김수로 등이 유명하다. 인기가수 김용임과 국보 방탄소년단에도 2명이나 들어 있다고 하니 입이 쩍 벌어진다. 초호화 연예인군단이다. 최근에는 가수 수니킴(김순)과 김용준, 솔라, 폴킴, 김예원 등이 “나도 있소” 하고 전국을 뛰며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도올 김용옥 교수, 김선원 진품명품 해설자, 김용철 변호사, 김대중 조선일보 주필, 김범수 아나운서, 김태호 PD, 김용철 전 프로야구 롯데감독, 김택수 탁구선수, 김원중 야구/아이스하키 선수 도 있다. 이렇게 정·재·학·체육·연예계 등등 다방면에 걸쳐 알만한 인물군이 사회발전에 고루 기여하고 있고, 이 외에도 기라성 같은 인물이 인재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당연 이곳 동작구에도 인물이 많다고 한다. 종인 김선창(전임 회장) 씨에 의하면, 김기옥 전 민선 초대 동작구청장, 김병기 국회의원, 김길연 대종회여성회장 겸 동작문화복지재단 이사장(교수), 김광수, 김용아 구의원, 김봉현 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열심히 종친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光山김씨(일명 광김) 대종회 종기. 사진제공=대종회 홈피 캡처. 김영배 기자.


한때 뿌리(root)란 소설이 유명했고, 통상 동성동본을 종친회, 집단정체성을 가진 부계모임을 화수회(花樹會)라고 하지만, 요즘은 지역거주 부계모임을 통칭해 ‘종친회’라고 부른다. 인체 신경 조직 같은 씨족의 뿌리다.


한국은 아직도 씨족 정서가 강하다. 광김은 결속을 위해 전국 체육 대회도 하는 몇 안 되는 문중의 하나다. 명절이면 재이북 선조 추념 제례도 지낸다. 항렬자를 충실히 지키기로도 유명하다. 그러다보니 유리한 점도 많다고 한다. 우선 사람 이름자만 보면 종인을 식별할 경우가 절반은 된다고 한다. 대동 항렬표는오행의 목-화-토 상생을 기준 반복으로 澤(32세)-相-箕-在-鉉-永(37)-洙-容-中(40)-善-淳- 東-煥-奎(45)-鏞-淵-植-炯-坤(50)이다.


민족 명절인 설을 맞아 조상을 숭모하고 후손 간 돈목한다는 정신을 누가 나무라겠는가. 어쩌면 부러울 수도 있다. 광김 종친 모임을 벤치마킹 하겠다고 취재해 기사로 써 달라는 독자 요청도 있어서 선거철 취재에 바쁜 일정을 내 썼다.


18일 오후 6시, 서울 동작 대방동에 위한 한 식당에서 열린 '광산김씨동작종친회' 에서 전임 김용인 회장이 신임 김용욱 회장에게 종기를 전달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논설실 김영배 주필 겸 상임고문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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