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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남 기자의 충효마을 탐사] 서울 동작구는 어떻게 전국 제일 충효의 고장 됐나?
충혼 표상 <현충원>,<학도의용병현충비>, 충절의 <사육신묘>와 큰 효자가 세운 <효사정(孝思亭)> 등에서 유래
- 최초노출 2022.06.27 20.21 | 최종수정 2022-06-30 오전 7:16:52
[서울 동작구는 충효의 고장으로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어떤 사유일까?
우선 충(忠)에는 <국립 서울현충원>과 6·25 때 한강 탈환 격전지라 세운 <학도의용병현충비>가 있다. 여기에 더해 만고충절 표상인 <사육신공원>도 있다.
효(孝)는 조선 초기 천하 효자 노한(盧閈) 대감이 살았던 사적인 <효사정(孝思亭)> 정자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곳이니 만큼 명실공히 전국 제일 충효의 고장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8일, 본지 최수남 논설위원이 이 유서 깊은 명소 효사정과 이 동네 흑석동 출신 개화기 시인이자 소설가인 심훈 선생 흔적을 찾아 나섰다...편집자 글]
효사정 구 터는 세종 조에 한성 부윤과 우의정을 지낸 노한(盧閈) 대감 (좌의정 민제의 사위로 태종 이방원과는 동서지간)의 별서(別墅) 자리다.
노 대감의 시호는 공숙공이며, 자는 유린이다. 노 대감이 모친을 여의고 3년간 시묘를 했던 자리에 정자를 짓고, 북쪽 개성에 있는 아버님 산소를 바라보며 추모했다는 곳으로 알려졌다.
<효사정을 오르내리는 길은 동편과 서편 양쪽에 나 있다. 동편은 흑석동 쪽에서 진입하는데 경사가 험해 데크계단을 설치했다(아래 사진). 서편은 노량진/한강대교 방향에서 진입한다. 정문 격으로 평탄해 진입이 용이하다. 심훈 문학길과 학도의용병현충비도 이곳에 있다. (사진 제공 = 편집국), 최수남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 흑석역 1번 출구로 나가면 큰 길가 오른쪽 방향으로 맞닥뜨리는 언덕배기 꼭대기에 효사정이 있다. 현재는 당시 모습도 아니고 위치도 원래 있던 곳과는 좀 다른 곳이라고 말 하지만, 풍광은 여전히 아름답다. 누구도 부인 못할 가히 일품경이다.
공원 오가는 길에는 이 마을 출신 시인이자 소설가인 심훈 선생을 추모하는 여러 개의 석비도 있다. 문학 공원길에 곱게 세워진 작품 비석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맘껏 느껴 볼 수 있다.
지금의 신축 효사정은 1993년에 한강변 흑석동 절벽위에 신축된 정각이다. 북쪽 바로 아래가 올림픽대로와 한강이다. 용산과 남산, 멀리 북한산, 마포 등 전경이 보여 탁 트인 시야를 훤하게 밝혀주는 곳이다. 위치나 연고를 비롯해 새날개처럼 날렵한 정자 지붕 건축미가 우리 민족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자랑할 만큼 잘 보여 준다.
원래 이곳은 서울의 우수한 조망 명소로 지정될 만큼 풍광이 뛰어나지만, 깍아지른 절벽으로 지대가 높아 위험하고 외진 탓에 일반인 접근이 쉽잖아 인적이 드물었다. 이를 우려한 관할 동작구청이 2018년에 개선 공사를 해 접근성을 크게 호전시켰다. 쉬운 진입을 위해 연결로와 엘리베이터도 개설했다.
이때 이곳을 주변의 풍광과 함께 이야기와 사색이 흐르는 문화공간으로 특별히 조성했다. 아울러 심훈 문학비와 안내판을 설치해 지역 특색을 살린 문학길도 조성했다. 사방을 관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산책로를 테크로 만들어 걷기에 좋고 도심 속 쉼터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전통 문화발전 및 친시민적 유효적절한 사업으로 생각된다.
모든 서울 시민과 전 국민 누구나 문화 역사와 자연을 쉽게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 찾아오는 관람객이 걷고, 쉬어가고 싶은 아름다운 장소로 변모했다. 동작구에 오래 거주한 마을지도자인 한상락(80) 전 사당3동 주민자치위원회장은 “서울 한강을 끼고 있는 정자(亭子)중 가장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압구정이나 망원정도 이름이 났지만 효사정도 그 못지 않다.
이곳에 시비로 새겨진 심훈 선생은 1901년 9월, 지금 이 동네인 흑석동에서 태어나 1926년 동아일보에 탈춤을 연재하면서 알려졌다. 최고의 걸작 상록수는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
필자도 청소년기에 읽었던 소설이라 기억이 아련하지만, 그 내용은 1935년 1월 경기도 반월면 샘골에서 농촌 계몽활동을 펴다 요절한 최용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으로 1935년 동아일보 “창간 15주년 장편 소설부문 특별 공모”당선작이다.
1935년 9월 10일~1936년 2월 15일까지 연재되어 엄청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는 시인, 소설가, 영화인, 영화 저널가이기도 했다. 선생은 상록수의 영화화를 애쓰다가 1936년 9월 16일 향년 36세의 안타까운 젊은 나이에 장티푸스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 주위를 슬프게 했다.
그의 고향 충남 당진에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산 연도별 기록물과 그의 작품들이 길을 따라 길게 펼쳐져 있음도 대단한 기록물이 정리되어 있다.
그는 진리와 진실 앞에 참으로 행동적이고 저항적인 지성인이었다. 작품들마다 민족주의와 계급적 저항의식 및 휴머니즘이 기본 정신을 이루고 있다. 특히 농민 계몽문학에서 리얼리즘에 입각한 본격적인 농민문학의 장을 여는데 누구보다 더 크게 공헌한 작가라 생각된다.
심훈을 기리는 문학길에서 조국의 광복에 대한 염원이 담긴 그의 대표 시 “그날이 오면”을 문학비 앞에서 잠시 길을 멈추고 감상하며 그날의 역사를 다시금 되새겨 봤다.
이 효사정 길에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몸 바친 학도의용군들의 높은 뜻을 기리고 이를 되새기기 위해 지난 1955년 6월 25일 건립한 ‘학도의용병현충비’가 우뚝 서있다. 비의 상단에는 세로로 길게 비명(碑銘)이 새겨져 있다. 당시 치열했던 전투에 참가한 학도의용병의 이름이 새겨진 이 비를 다시 가슴 바탕에 새기며 애도의 묵념하는 시간을 가지며 애국심을 다졌다.
한편, 이날 취재에는 사당3동 주민자치회(회장 김종완) 일부 회원과 동행해 취재해 각자의 효심을 되새기면서 플로깅도 겸했다. 참가 회원은 쓰레기봉투와 휴대용 집개를 미리 준비해 이웃 동네인 흑석동 효사정으로 이동했다.
둘러본 효사정 공원은 다른 곳 보다는 깨끗한 편이나, 아직도 몰지각한 사람이 있어 담배꽁초와 휴지를 아무렇게나 투기해 놔 실망이 컸다. 어느 사람은 담배꽁초와 휴지, 비닐, 종이 포장지 등을 생각 없이 마구 던져 버리고 누구는 쨍쨍한 햇볕 아래서 나무더미 속을 뒤져서 찾아 줍는 상황이다.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공기물과 자연공원이기에 함께 가꾸고 정돈해야 하는 시민정신(市民精神)이 언제나 필요하다. 요즘 우리 주변엔 흔히 ‘깨시민’ 이란 말이 유행하지만, 그런 정치 뿐만 아니라 생활 속의 민주화 추구 및 참된 시민 정신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깨시민’ 못잖게 절실한 ‘참시민’ 상을 제안한다.
주필실 최수남 논설위원ㅣ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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