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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학교 교육 후기] 기레기는 물러가라 시민기자 시대 도래...서울 관악구 시민기자단 '바른 시민신문' 만든다
6월 24일 부터 7월 22일까지 관악 FM방송국에서 총 5회 진행

  • 최초노출 2020.06.25 12.23 | 최종수정 2020-06-25 오후 4:25:44

 

서울 관악구 시민단체인 관악공동행동 주관 '시민기자학교' 강좌 알림표.(사진제공= 기자단톡 캡처). 김영배 기자.

[편집자 주=서울 관악구는 인구 50만으로 서울 중 대도시다. 구 주요 상징인 '관악산'이 있어 풍광도 수려한 곳이다. '서울대학교', '신림동 고시촌' 등이 있어 지식 정보가 전국 어느 곳 보다 넘치는 곳이기도 하다. 주민 의식도 높아 풀뿌리 지역민주주의가 발달한 곳으로도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곳 주민은 더 높은 곳을 향해 나가고자 몸부림 치고 있다. 14개 지역시민단체 연대인 관악공동행동이 시민 집단지성을 통한 ‘시민신문’을 만들려 하고 있다. 


본지 세이프데이뉴스 김영배 주필이 관악구 시민기자 교육 현장을 직접 참여해 현장 취재했다.]


지난 24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이웃동네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부근에 있는 관악FM방송국에서 관악 시민기자 교육 1일차 수업 일정이 있었다. 50여 명 기자 지망생 중 10여 명이 이날 오프라인 교육에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분반 교육 탓이다.


온오프라인으로 강의한다. 총 5회 5강으로 짜여졌다. ▲제1강은 '민주시민과 언론'이란 주제로 원주투데이 오원집 대표가 강사로 나선다. ▲제2강은 '민주시민과 글쓰기1'로 전 동아일보 기자이자 현 월드코리안 대표인 이종환 기자가 강의를 맡는다. ▲제3강은 '민주시민과 글쓰기2'로 이종환 기자가 이어서 맡는다. ▲제4강은 '민주시민과 글쓰기3'로 중국동포타운 신문 김정룡 주간이 맡는다. ▲제5강은 신문제작 워크숍으로서 강성봉 동북아신문 편집인이 신문제작 및 기획을 강의한다.


이 관악 시민기자 교육과정은 제대로 짜여진 근래 보기 드문 알찬 과정이다. 과정 편성상 한국 기자교육 여건상 최상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 언론사는 별도의 기자교육 시스템이 없다. 사내 부서에 배치되면 고참기자 따라 다니며, 일하면서 배우는 OJT 형식이나 도제식 교육을 받고 성장한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시민기자도 별도의 교육기관이나 수강 기회가 없다. 다만 일부 단체나 극소수 인터넷 신문사가 자체 양성하고 있을 뿐이나 그것도 거의 다 건성이다. 심지어는 수십만 원씩 돈을 받고서도 건성으로 후딱 하루나 이틀 강의하고 기자증을 수십만원에 매매하기도 한다.


‘오마이뉴스’나 ‘한겨레’는 간혹 단순 글쓰기 강좌만 열기도 하지만 그것도 참석 시마다 회당 10만 원 이상의 고액이라 부담이 된다. 필자는 ‘직접민주의신문’, ‘세이프타임즈’, ‘서울시민기자학교’ 등에서 기자교육을 받아보기도 했으나, 형식 갖추기일 뿐 큰 효과는 없었다. 우선 하루라는 짧은 일정이 대부분이었고, 서울 시민기자학교는 10강이 넘는 기간이었으나, 언론 생태환경이나, 지식 전달 및 기사작성 실무 내용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는 필자가 직접 기자단을 창설하고 기자교육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아뭍은 이런 내실있는 무상 기자교육 과정을 만든 관악 14개 시민단체연합인 '관악공동행동(대표 박승환)'의 고심찬 업적이 돋보이는 이유이자, 성공이 읽히는 대목이다.


24일 오후, 서울 관악공동행동 주관으로 관악FM 방송국에서 열린 '시민기자학교' 에서 강의를 마친 오원집 원주투데이 발행인/대표가 교육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관악 시민기자단톡 캡처). 김영배 기자.


이 지역에서 마을·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 활동하는 박선미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첫날 기자교육 강사로는 강원도 원주 지역공동체 신문인 ‘원주투데이’ 대표이자 편집장인 ‘오원집’ 대표기자가 나섰다. 오 기자는 지역언론과 풀뿌리 민주주의란 주제로 2시간 가까이 열강했다. 빗길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온 기자의 정성과 경험에 의한 명강의에 학습자가 관심도 높게 몰입했다.


원주투데이는 매주 월요일에 발행되는 주간지다. 1995년에 창간이래 발전을 거듭해 25년차인 현재는 전국 지역신문 유료 구독율 1위다. 16년간 정부의 ‘지역신문우선지원사’로 선정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원주시민으로부터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존중받는 신문사다. 한마디로 시민이 바라는 언론사 즉 정론사다. 이런 정론사가 우리나라에 몇 개가 있겠는가. 있다면 옥천 신문사 정로로 기억된다. 그러니 그의 말은 더욱 신뢰성 있게 어필되고 학습생이 절로 집중하게 한다.


오 대표는 장기간 한 지역언론사를 일궈온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고 소신 있게 언론관을 설파했다. 권력이나 재물에 영합하지 않고, 주위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가운데 언론 본령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하는 점도 생생히 느껴졌다. 그것은 참으로 지난(至難)하다. 촉도를 넘는 것보다 힘들고 어쩌면 우리나라 풍토에선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왜 전통 메이저 신문마다 기레기 소릴 듣겠는가 말이다.


그런데도 오 대표는 언론발전 위해, 아니 원주 시민 행복을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해 온 흔적이 역역했다. 그는 지역언론이란 그 지역의 ‘게시판’이자, ‘사랑방’이고, ‘나침반’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독자인 시민에게 실질적 소용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어쩌면 중앙·전국지처럼 정치·이념의 장이나, 도구가 돼선 안 된단 말로도 읽힌다. 지역언론사가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그는 또 시민론을 내세웠다. 시민은 독자이고, 독자는 시민이다. 원주투데이는 <원주시민이 함께 보고 함께 만드는 시민이 주인인 신문>이란 뜻이다. 시민주주도 400명이나 된다고 한다. 시민이 참여해 함께 만드는 신문사는 정도일 수밖에 없다. <한겨레>, <경향>, <미디어오늘>, <뉴스타파>, <프레시안 등이 정론사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 대표는 내내 ‘건강론’을 펼쳤다. 언론의 절대가치는 건강해야 한단 말이다. 건강하다는 것은 시민의 신뢰가 깊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선 믿음을 주고 얻어야 한다. 원주투데이는 기자도 기사도 다 건강한 풍도를 조성해 왔다고 언급했다. 취재 기자의 선물 수수 및 접대향응도 엄격 규제했다. 언론은 권력이지만 시민의 신뢰를 잃으면 힘이 없어지게 된다는 점을 통찰해 신문사를 거칠게 비난 하게나 험한 반론도 충실히 반영해 보도해 줬다. 이는 쉽지 않은 일이고 우리나라에선 거의 보기 힘들다. 가히 정론사의 표본이다.


그에 의하면 원주투데이는 끈질긴 회유와 압박속에서도 1년 7개월의 투쟁 통해 원주화상경마장 철회를 유도하기도 했다. 전국에 유명해진 상지대 10년 분규가 종결되고 민주화로 가는 과정의 추동에도 앞장섰다. 원주지역 SRF 열병합발전소 저지, 화훼관광단지 조성 등을 공론의 장에 올리는 등 기능도 했다. 다리 잃은 장애인 보도 등을 통해 기득권층보다 소외층 보도에 치중하고, 안전시설 점검 등 비판기사는 아프게, 아파트 경비원 취약 등이나 미담기사는 따뜻한 시각으로 써왔다. 


그러면서도 오 대표는 때론 커진 영향력이 부담스럽고 두렵다고도 한다. 겸허한 자세 이전에 실제로 신문사도 인간이 운영하는 곳이라 에러 우려와 오판을 두려워 할 만하다. 실제로 불안하고 또한 불안해 해야 정도 언론이다.


원주투데이는 이런 발행인의 소신과 철학아래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저속득계층을 지원하는 매월 1004원 기부 ‘천사운동’이나, 11년째하고 있는 ‘원주 가족봉사운동’, 17년째인 ‘원주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등 선행·봉사운동도 벌려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런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신문사가 발의 내지 주도하면서도 민간시민단체에 참여를 유도하고 권한을 위임해 언론사 본령에 충실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신문 만들기도 바쁘지만 지역에 좋은 일은 빠지지 않고 꼭 한다. ‘원주사랑 걷기대회’는 벌써 17년째다. ‘녹색장터 심심한 토요일’, ‘깜빡이 꼭 키기’, ‘원주시민 문화운동’ 등등에도 앞장 서고 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형식적 민주주의다. 호박에 줄그어진 수박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높다. 내면이 숙성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중에서도 지자체 장의 권한이나 권력은 막강하다. 대통령만 제왕이 아니다. 지차체 장도 지방 제왕이다. 구태여 안희정을 거론치 않더라도 지역 주민은 그렇게 느낀다고 한다. 이날 오 대표도 강조해 말했다. 지자체 장의 권력 독점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당당하고 건전한 지역언론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그들로부토 작은 어떤 편의나 신세를 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날 오 대표의 말대로 풀뿌리 지역언론의 존재 이유는 “지역구성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방자치 및 주민자치를 견인하며, 지역사회 공론의 장이 되고,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 시키면서 지역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는데 있음은 당연하다. 그는 또 지역언론인에게 요구되는 자세를 특별히 강조했다. ▲지역사회 및 지역공동체에 대한 무한한 애정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봉사, ▲투명성, 건강성, 준법의식 등이다.


오 대표의 소신과 철학, 실천이 한 마디로 묻어나는 말이 철퇴처럼 무겁게 와 뇌리에 와 닿았다. “원주사회에서 원주투테이는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다. 누구든 어디 어느 언론사든 항시 이 말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관악에서 관악 시민신문은 필요한가. 대한민국에서 무슨무슨 신문은 필요한가. 언론의 길은 엄중하고 머나 멀다. 바른 길을 바르게 가야한다한 뜻으로 느껴진다. 


오 대표는 평시 "대한민국은 바꿀 수 없어도 원주는 바꿀 수 있다" 는 확고한 소신과 투지로 언론활동을 한다. 틈 나는 대로 전국 각지로 다니면서 모범사례 강의도 하고 있다. 그의 끈질긴 노력과 성과에 주목한 전국 지역언론사 등에서 원주까지 견학 오는 사람도 있다. 이날 관악 시민기자단 관련자도 내실있는 언론 강의에 감사드린다면서 차후 한 번 견학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국 시민기자 선풍에 부응해 서울 관악구에도 시민기자 시대가 만개하길 기대한다. 서울시민기자단 처럼 시정홍보 매체가 아닌 정규 언론사로서의 성장이 기대된다. 여기에 필자가 주관하는 동작구 소재 공익 안전활동 하는 '국민안전기자단(네이버 밴드)'이 이웃으로 응원하고, 참여 및 지원도 가능할 것이다.


<시민언론>, <건강한 언론> 주창자인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기자의 그간 언론 헌신과 관악구 시민기자단의 열정이 뭉쳐 비 내리는 이날 관악의 밤이 환했다.

24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FM 방송국에서 열린 관악공동행동 주관 '시민기자학교' 교육 모습이다(사진제공=관악 시민기자단톡 캡처). 김영배 기자.

주필실 김영배 주필 겸 상임고문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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