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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개의 북! 광화문을 울리다...3.1절 100주년 광화문통 행사장 구석구석 얘기들
정부기념식, 서울시청, 만북(일만개의 북)행사, 의열단, 3.1서울민회 등등..
- 최초노출 2019.03.02 10.53 | 최종수정 2019-03-03 오후 12:01:14
서울 광화문 일대는 문 북단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오전 11시부터 건국이후 최초로 정부기념식 행사가 야외에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내외빈 5000 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관순 열사에게 새롭게 건국훈장 최고등급인 '대한민국장'이 추서됐고 6명의 서훈자에게 대통령이 직접 훈장을 전했다.
민간행사는 만북(만개의 북, 대표 황선진, 3·1서울민회 의장)이 주도했다. 1만개의 북을 지참한 회원은 11시부터 광화문 남단지역인 서울시청 집결을 목적으로 서쪽은 서대문쪽 이화여고에서, 동쪽은 종로 수운회관에서 각각 출발했다. 사물놀이 흥에 겨운 연도 운집 시민의 환호와 동참이 있어 행사가 더욱 빛났다.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의 뒤를 잇고자 하는 의열단원 20 여명이 만북(萬북)행사 맨 앞에 나섰다. 이들은 수운회관-탑골공원-시청광장 앞까지 도보행진 하면서 의열단 다운 패기로운 모습을 보여 주목받았다. 그들은 10개의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면서 “약산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대우하라”, “평화통일 좌우가 따로 없다 자주국가 건설하자” 등을 외쳐 시민의 호응을 받았다.
3.1운동(혁명) 하면 종교를 빼놓을 수 없다. 천도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인들이 당시는 사회 지도자역을 했고 이 운동(혁명)도 주도했다. 당시 참가했던 7개 종단의 종교인도 이날 행사에 대거 참여했다.
지난 1일, 3.1절 100주년 기념행사(100년의 대합창)가 열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전국시민기자회 합동취재단=한영선 기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서울광장 100년 대합창’이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은 만세삼창을 했다. 그는 또 “별들처럼 살다 간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노래하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서울시청 신관 8층 다목적 홀에서는 촛불이후 급격 대두된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태동된 ‘3·1서울민회 총회’가 있었다. 민회는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의 소리를 담아내는 시민조직이다. 위임권력의 행패나 정치엘리트의 방종을 견제하고 민의의 현실정치 반영을 높이자는 개념이다.
그렇다고 기성 권력을 부정하거나, 방해도 억제도 않는다. 다만 시민의 뜻에 부합되게 올바르게 나가도록 견제하고, 보강하고, 상호협력 하는 개념이다. 대체재이기 보다 보충재 역으로 한정하고 있어 사회혼란이나 권력투쟁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상적인 것은 남을 배격하는 것이 아니고, 나 자신부터 낮추고 반성하며 남을 먼저 높히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전국에서 헤아릴 수 없을만큼 수많은 단체가 모였다. 이들은 만개의 북을 상징하는 만북공연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와 행사 대열에 참가했다. 서울 경기는 물론, 멀리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각지 풍물패 깃발도 보였다.
강원도 인제 문명고 1학년 문병현 학생과 일행 156명도 북잡이로 나섰다. 멋들어진 고전 북꾼 의상과 큰 북을 들고 나왔지만 조금도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문군은 “삼일절을 맞아 목숨도 아끼지 않은 위대한 조상의 후손임이 자랑스럽다”고 당차게 말하기도 해 어른들을 부끄럽게 했다.
한편, 이런 자들도 있어서 시민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시청 뒤 프레스센터 앞에 판매대를 설치해 놓고 ‘유관순은 가공 인물이다’ 하는 포스터를 붙여 놨다. 책자로도 발간해 1만원에 판매하는 상인으로 보이는 일단의 사람이 있었다. 둘러싼 상당수 시민들과 가벼운 충돌도 있었다. “미친놈들이다. 친일파 박정희 때도 유관순 열사가 순국하셨다고 배웠는데, 아무리 친일·종일자라고 해도 이게 무슨 해괴한 일이냐”고 험악하게 따지기도 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게 오히려 한탄스럽다’고 역으로 자탄하는 청년도 있었다.
다행히 이날 일장기 든 사람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명 태극기부대원으로 보이는 사람은 간헐적으로 눈에 띄었으나, 백만 군중 앞에 한두 명씩 산개해 골목이나 한켠에서 지켜보는 수준이었고 별다른 행패나 충돌은 없었다.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 극소수라 충돌 자체가 불성립이다. “현실적 내부 정치적 불만이 친일이나 종일로 흘러 후손에게까지 죄를 지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해 말하는 상식이 건전한 노인도 있었다.
한편 광화문통은 아니지만,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주목받는 행사가 있었다. 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대표 홍원식 박사)의 주도로 코미디언 엄용수 등 30명이 모여 ‘방송문화예술인 통합봉사단’을 결성했다. 이들은 “동포 간 하나됨 운동이 새로운 독립운동”이라고 한 백범 김구 선생의 가르침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이끌게 된다.
전국 시민기자회 회원 기자들의 전국 현장 취재활동도 활발했다. 서울 광화문 북단 정부행사장엔 이근철, 김례규 기자, 추인권 기자, 서울시청 광장 한영선 기자, 잠실 송파구청 김행수 기자, 서울시청사 3·1서울민회 총회장 김영배 기자(본인), 서울 동작구청 행사장 이옥연 기자, 정읍시 태인 행사장 다올 기자, 경기 파주시 이혜진 기자, 경기 광명 사거리 박주영 기자 등이 전국 각지에서 특색있는 행사를 앵글에 담아 취재했다.
이들의 언론활동은 한국 언론계의 새지평이란 평을 듣는다. 이들만이 자본과 권력, 사주 및 생계로부터 제약없는 진정한 언론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요 자명한 일이다. 신분의 장점을 십분 살려 오직 정의와 진실보도에 치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자비로 취재하고 자력으로 활동하기에 그렇다. 정신적 원천은 정의감에 기인한다.
이들은 소위 메이저 언론의 3.1운동(혁명)이후 반민족 행위와 최근 종이신문의 참담한 현실을 보면서 더욱 분개해 분발하고 있다. ‘장충기 문자’를 넘어 ‘박수환 문자’를 대하는 국민은 이미 언론에 등돌리고 폐기 수순에 돌입했다. 사법적폐를 겨우 넘어가고 있지만, 이후 언론적폐, 정치적폐 청산을 해야 하나 우리는 아직도 그 신호탄을 쏘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공자가 죽어야 중국이 살고, 서울대가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말이 한때 중구에 회자됐다. 이 모두 폐단을 말함이다. 같은 논리로 ‘한국의 기성 언론사가 죽어야 언론이 살고 나라가 산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무수히 많다. 이 안타까운 한국 언론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해지는 3.1절 100주년이다.
논설실 김영배 논설위원장 겸 상임고문ㅣ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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